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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자

이수광 지음 ISBN 979-11-85982-58-8
판매가 : 14,400 [10%↓ 1,600원 할인]

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사기史記』 사마천이 밝힌 중국 부자의 비밀!

역사 속에 등장하는 부자들로 현대 중국 경제를 통찰한다!

 

몇 년 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광군제(光棍節) 할인 행사를 통해 단 하루 동안 약 16조 원의 수익을 거두었다. 한국의 어떤 기업도 하루 매출이 1조 원에 이르지는 않는다. 중소기업만 무려 4천만 개가 넘는다는 중국의 부는 한국의 그것과는 분명 규모부터가 다르다.

중국의 저력은 비단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2019년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중국은 64조 2000억 달러의 국내총생산(GDP)을 달성하며 세계 경제규모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반면 초강대국 미국은 31조 달러 수준의 GDP를 기록하며 인도에 이어 3위에 머물 것으로 추정되었다. 머지않은 미래에 중국이 미국보다 2배 이상의 GDP를 가질 것이라는 예측은 그들의 맹렬한 기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G2의 격차가 불과 10여 년 후 이렇게 벌어진다면 앞으로의 세계 질서는 중국이 재편하리라 가정해도 무방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과 지리·문화적으로 매우 근접해있는 21세기 한국의 입지는 불안할 뿐이다. 우리는 세계의 중심에 선 중국으로부터 이미 오랜 시간 침략을 받아왔다. 앞으로도 그들의 사회·경제적 침투는 계속될 것이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다가오는 ‘대륙풍’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잘 알아야 하며, 그러려면 오늘날의 경제 기틀을 마련한 역사 속의 중국 부자들을 살펴야 한다. 그들을 통해 중국사의 한 면을 알아가는 것도 중국을 이해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3천 년간 축적된 부의 비밀

 

『중국의 부자』는 전한의 역사가 사마천(司馬遷)의 고전을 토대로 현대 중국의 경제적 원천을 통찰한 책이다. 이 책의 모태가 된 『사기史記』「화식열전貨殖列傳」은 춘추 말부터 한나라 초까지 이름을 떨쳤던 중국 부자들을 소개하며 부를 축적·증식하는 ‘화식(貨殖)’의 본질과 속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마천은 “우리가 하는 일은 모두 부를 얻기 위함”이라고 밝히며 결코 물질과 멀어질 수 없는 인간의 삶과 욕망을 정확히 포착하고 있다.

월나라 시대의 정치가이자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글귀를 남긴 범려는 스승인 계연에게서 배운 경제이론을 바탕으로 상업을 일으켰다. 그는 어떠한 상품의 가치가 아주 낮을 때 그것을 사두었다가 시세가 오르면 되파는 방식을 선택했다. 가령 기상 상태가 좋을 때 배(船)나 수레(車)를 사서 가뭄이나 홍수가 나면 비싸게 파는 식이었다. 이를 위해 그는 수십 년 간의 날씨 통계를 분석하고 천문의 법칙을 파악하여 기상 변화를 예측하였다.

한편 ‘장사의 아버지’ 백규는 주나라 출신으로 제나라, 조나라, 위나라 등을 상대로 장사를 한 대상(大商)이다. 그 역시 범려와 마찬가지로 시장의 시세가 흉년과 같은 변고에 따라 크게 변화한다는 것을 일찍이 깨닫고 날마다 날씨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그가 대부호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박리다매(薄利多賣)라는 상업 방식 덕분이었다. 그는 곡식의 낟알이 영글 무렵 낟알을 대량으로 사들였고 곡식의 값이 오르는 수확기가 아님에도 저렴한 가격에 내다팔았다. 낟알 개당의 수익은 적었지만 대량으로 팔았기 때문에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싸게 팔되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기는 상술로 그는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중국 19세기 부자들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서구 열강의 등장이 불가피하다. 19세기 중국을 대표하는 거상들은 유럽 상인들과 활발한 무역을 전개했다. 그중 차(茶) 농장주의 집안에서 태어난 오병감은 차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았다. 오병감은 차(茶) 문화가 생기기 시작한 당시 유럽을 보고 중국의 차가 머지않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 것이란 걸 직감했다. 그는 중국의 상인들이 농장에서 차를 사다가 팔았던 전통적인 방식을 거부하고 직접 차 농장을 사들였다. 결국 생산자로서 차 시장을 독점할 수 있었고 훗날 서양과의 거래를 통해 막대한 부를 얻었다.

 

돈을 버는 법부터 돈을 쓰는 법까지

 

사마천은「화식열전貨殖列傳」의 서두에서 부자가 되려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말처럼 부자가 되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일이건만 안타깝게도 누구나 부자가 되지는 못한다. 또한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으며 대대손손 이름을 남기는 부자들은 더욱 희귀하다.

우리에게 경주 최 부잣집이 있다면 중국에는 범려가 있다. 범려는 훗날 사람들에게서 중국 최초로 ‘재신(財神)’이라는 칭호를 받은 인물로, 그가 재물의 신으로 불리는 까닭은 돈을 버는 능력보다 분배에 대한 그의 정신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부를 백성의 것이라 보았고 부의 3요소 중 하나인 분배정의를 실현했다. 분배를 가진 자의 은혜가 아니라 의무라고 생각했다는 점에서 일찍이 동양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했던 인물이고 아직까지도 현대 중국인들에게 큰 존경을 받고 있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부자들은 공통적으로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신용을 지키고 강인한 추진력을 가졌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내세운 경제관은 시대를 막론하고 가난과 씨름했던 백성들을 향하고 있었다. 서민경제를 위해 자신의 부를 아끼지 않았던 그들의 모습은 정경유착으로 무성한 잡음을 내고 있는 현대 사회의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이미 수천 년 전 중국에는 수많은 부자들을 통해 다양한 부를 축적하는 방법론이 탄생했다. 이 책에 소개된 중국인들의 다양한 ‘화식(貨殖)’을 살펴보고 부의 진정한 의미를 통찰하고자 한다. 또한 고대인뿐 아니라 도도하게 밀려오는 근대화 물결에 발맞춘 근대 중국인들을 통해 현대 중국 부의 원류(源流)를 거슬러 오른다.

 

▶ 지은이 소개

 

이수광

 

대한민국 팩션의 대가로 불리는 이수광(李秀光)은 1954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바람이여 넋이여」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제14회 삼성문학상 소설 부문, 미스터리클럽 제2회 독자상, 제10회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이수광은 오랫동안 방대한 자료를 섭렵하고 수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역사의 지혜를 책으로 보여주는 저술가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팩션형 역사서를 최초로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이다. 특히 추리소설과 역사서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글쓰기와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대중 역사서를 창조해왔다.

저자는 평소 역사서 외에도 경제 문제, 특히 부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으며 그러한 자신의 관심을 여러 권의 경제경영 저서로 풀어내며 열정적으로 집필을 하고 있다. 장사로 성공한 사람들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현재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이나 새롭게 장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의 의미와 목적을 되새기고 성공하는 장사를 위한 노하우를 전하는 『장사를 잘하는 법(돈 버는 장사의 기술)』을 펴낸 바 있으며 『부자열전』, 『선인들에게 배우는 상술』, 『성공의 본질』, 『흥정의 기술』, 『한국 최초의 100세 기업 두산 그룹 거상 박승직』, 『부의 얼굴 신용』, 『조선부자 16인의 이야기』 등의 경제경영 관련 책들을 저술하기도 했다.

 

▶ 차례

 

들어가는 글 · 13억 인구의 중국과 5천 만 인구의 한국

 

1. 중국 최초의 성공한 사업가 - 제순(帝舜)

2. 중국 재물의 신 - 범려(范蠡)

3. 박리다매의 상업이론 - 백규(白圭)

4. 세상에서 가장 큰 거래 - 여불위(呂不韋)

5. 전국시대를 주름잡은 여상(女商) - 청(淸)

6. 중국 최고의 목축업자 - 의돈(猗頓)

7. 재산을 나라에 바치는 이유 – 복식(卜式)

8. 만고에 하나뿐인 부자 - 석숭(石崇)

 

9. 돈에 미친 바보 - 소굉(蕭宏)

10. 중국 해상무역의 왕자 - 포수경(蒲壽庚)

11. 백성을 부자로 만드는 재상 - 사안(謝安)

12. 권력에 빼앗긴 부 - 심만삼(沈萬三)

13. 환관이 거두어들인 부 - 유근(劉瑾)

14. 살아 있는 재물의 신 - 호설암(胡雪巖)

15. 차(茶)와 투자의 신 - 오병감(伍秉\鑑)

16. 돈을 사랑한 여자 - 송애령(宋藹齡)

 

나오는 글 · 역사 속의 부자는 우리의 거울이다

 

▶ 책 속으로

 

경제정책이 혼미하게 되면 사회는 불안정해지고 개인은 부를 축적하지 못해 파탄에 빠진다. 중국 역사 속의 부자를 살피는 것은 오늘의 중국 부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부에 대한 통찰도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중국에 “아름다운 이름은 백년을 가고 더러운 이름은 만년을 간다”라는 말이 있다. 부자가 되었을 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말이다. (7쪽)

 

범려는 부자가 아니더라도 정치가로서 중국에 큰 족적을 남긴 사람이다. 강대한 오나라에 핍박을 받던 월나라를 부국강병하게 하여 중원의 패자로 만들었고, 월나라를 탈출한 뒤에는 세 번이나 천금을 벌었으며, 두 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부의 3요소를 축적, 증식, 분배라고 보았을 때 범려는 분배정의까지 실천한 것이다.

중국인이 범려를 재물의 신, 재신으로 부르는 것은 돈을 버는 능력보다 분배하는 그의 정신 때문일 것이다. 범려와 계연의 정책 중 가장 뛰어난 것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인구증가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오나라로 끌려간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인구증가 계획을 세운 것은 고대 국가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53쪽)

 

부는 정당한 방법으로 취할 수도 있고 부당한 방법으로 취할 수도 있다.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취하는 것은 착한 일이고 부당한 방법으로 부를 취하는 것은 악한 일이다. 석숭, 소굉, 유근 등은 더러운 이름이 만세에 남을 것이고 범려, 복식 등은 아름다운 이름이 만세에 남을 것이다. (319쪽)

저자 소개

이수광 프로필 사진
이수광

대한민국 팩션의 대가로 불리는 이수광(李秀光)은 1954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바람이여 넋이여」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제14회 삼성문학상 소설 부문, 미스터리클럽 제2회 독자상, 제10회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이수광은 오랫동안 방대한 자료를 섭렵하고 수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역사의 지혜를 책으로 보여주는 저술가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팩션형 역사서를 최초로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이다. 특히 추리소설과 역사서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글쓰기와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대중 역사서를 창조해왔다.
저자는 평소 역사서 외에도 경제 문제, 특히 부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으며 그러한 자신의 관심을 여러 권의 경제경영 저서로 풀어내며 열정적으로 집필을 하고 있다. 장사로 성공한 사람들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현재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이나 새롭게 장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의 의미와 목적을 되새기고 성공하는 장사를 위한 노하우를 전하는 『장사를 잘하는 법(돈 버는 장사의 기술)』을 펴낸 바 있으며 『부자열전』, 『선인들에게 배우는 상술』, 『성공의 본질』, 『흥정의 기술』, 『한국 최초의 100세 기업 두산 그룹 거상 박승직』, 『부의 얼굴 신용』, 『조선부자 16인의 이야기』 등의 경제경영 관련 책들을 저술하기도 했다.

출판사 서평

『사기史記』 사마천이 밝힌 중국 부자의 비밀!

역사 속에 등장하는 부자들로 현대 중국 경제를 통찰한다!

 

몇 년 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광군제(光棍節) 할인 행사를 통해 단 하루 동안 약 16조 원의 수익을 거두었다. 한국의 어떤 기업도 하루 매출이 1조 원에 이르지는 않는다. 중소기업만 무려 4천만 개가 넘는다는 중국의 부는 한국의 그것과는 분명 규모부터가 다르다.

중국의 저력은 비단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2019년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중국은 64조 2000억 달러의 국내총생산(GDP)을 달성하며 세계 경제규모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반면 초강대국 미국은 31조 달러 수준의 GDP를 기록하며 인도에 이어 3위에 머물 것으로 추정되었다. 머지않은 미래에 중국이 미국보다 2배 이상의 GDP를 가질 것이라는 예측은 그들의 맹렬한 기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G2의 격차가 불과 10여 년 후 이렇게 벌어진다면 앞으로의 세계 질서는 중국이 재편하리라 가정해도 무방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과 지리·문화적으로 매우 근접해있는 21세기 한국의 입지는 불안할 뿐이다. 우리는 세계의 중심에 선 중국으로부터 이미 오랜 시간 침략을 받아왔다. 앞으로도 그들의 사회·경제적 침투는 계속될 것이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다가오는 ‘대륙풍’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잘 알아야 하며, 그러려면 오늘날의 경제 기틀을 마련한 역사 속의 중국 부자들을 살펴야 한다. 그들을 통해 중국사의 한 면을 알아가는 것도 중국을 이해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3천 년간 축적된 부의 비밀

 

『중국의 부자』는 전한의 역사가 사마천(司馬遷)의 고전을 토대로 현대 중국의 경제적 원천을 통찰한 책이다. 이 책의 모태가 된 『사기史記』「화식열전貨殖列傳」은 춘추 말부터 한나라 초까지 이름을 떨쳤던 중국 부자들을 소개하며 부를 축적·증식하는 ‘화식(貨殖)’의 본질과 속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마천은 “우리가 하는 일은 모두 부를 얻기 위함”이라고 밝히며 결코 물질과 멀어질 수 없는 인간의 삶과 욕망을 정확히 포착하고 있다.

월나라 시대의 정치가이자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글귀를 남긴 범려는 스승인 계연에게서 배운 경제이론을 바탕으로 상업을 일으켰다. 그는 어떠한 상품의 가치가 아주 낮을 때 그것을 사두었다가 시세가 오르면 되파는 방식을 선택했다. 가령 기상 상태가 좋을 때 배(船)나 수레(車)를 사서 가뭄이나 홍수가 나면 비싸게 파는 식이었다. 이를 위해 그는 수십 년 간의 날씨 통계를 분석하고 천문의 법칙을 파악하여 기상 변화를 예측하였다.

한편 ‘장사의 아버지’ 백규는 주나라 출신으로 제나라, 조나라, 위나라 등을 상대로 장사를 한 대상(大商)이다. 그 역시 범려와 마찬가지로 시장의 시세가 흉년과 같은 변고에 따라 크게 변화한다는 것을 일찍이 깨닫고 날마다 날씨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그가 대부호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박리다매(薄利多賣)라는 상업 방식 덕분이었다. 그는 곡식의 낟알이 영글 무렵 낟알을 대량으로 사들였고 곡식의 값이 오르는 수확기가 아님에도 저렴한 가격에 내다팔았다. 낟알 개당의 수익은 적었지만 대량으로 팔았기 때문에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싸게 팔되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기는 상술로 그는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중국 19세기 부자들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서구 열강의 등장이 불가피하다. 19세기 중국을 대표하는 거상들은 유럽 상인들과 활발한 무역을 전개했다. 그중 차(茶) 농장주의 집안에서 태어난 오병감은 차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았다. 오병감은 차(茶) 문화가 생기기 시작한 당시 유럽을 보고 중국의 차가 머지않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 것이란 걸 직감했다. 그는 중국의 상인들이 농장에서 차를 사다가 팔았던 전통적인 방식을 거부하고 직접 차 농장을 사들였다. 결국 생산자로서 차 시장을 독점할 수 있었고 훗날 서양과의 거래를 통해 막대한 부를 얻었다.

 

돈을 버는 법부터 돈을 쓰는 법까지

 

사마천은「화식열전貨殖列傳」의 서두에서 부자가 되려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말처럼 부자가 되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일이건만 안타깝게도 누구나 부자가 되지는 못한다. 또한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으며 대대손손 이름을 남기는 부자들은 더욱 희귀하다.

우리에게 경주 최 부잣집이 있다면 중국에는 범려가 있다. 범려는 훗날 사람들에게서 중국 최초로 ‘재신(財神)’이라는 칭호를 받은 인물로, 그가 재물의 신으로 불리는 까닭은 돈을 버는 능력보다 분배에 대한 그의 정신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부를 백성의 것이라 보았고 부의 3요소 중 하나인 분배정의를 실현했다. 분배를 가진 자의 은혜가 아니라 의무라고 생각했다는 점에서 일찍이 동양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했던 인물이고 아직까지도 현대 중국인들에게 큰 존경을 받고 있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부자들은 공통적으로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신용을 지키고 강인한 추진력을 가졌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내세운 경제관은 시대를 막론하고 가난과 씨름했던 백성들을 향하고 있었다. 서민경제를 위해 자신의 부를 아끼지 않았던 그들의 모습은 정경유착으로 무성한 잡음을 내고 있는 현대 사회의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이미 수천 년 전 중국에는 수많은 부자들을 통해 다양한 부를 축적하는 방법론이 탄생했다. 이 책에 소개된 중국인들의 다양한 ‘화식(貨殖)’을 살펴보고 부의 진정한 의미를 통찰하고자 한다. 또한 고대인뿐 아니라 도도하게 밀려오는 근대화 물결에 발맞춘 근대 중국인들을 통해 현대 중국 부의 원류(源流)를 거슬러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