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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천 前 감독 “야구 중독·건강 중독… 긍정적인 중독은 좋은 결과 만들지요” 기사의 사진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유일한 4할 타자 백인천 전 감독이 11일 서울 서초구의 한 행사장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한 팬이 가져온 배트에 사인을 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스타리치북스 제공>

 

11일 서울 서초구의 한 행사장에서 열린 출판기념회. 프로야구 LG 트윈스 팬인 한동희씨가 노신사로부터 사인을 받았다. 흥분한 듯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한씨는 저자를 “한국 야구의 전설”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유일한 4할 타자 백인천(72) 전 감독이다. 백 전 감독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MBC 청룡에서 감독 겸 선수로 뛰면서 타율 0.412라는 불멸의 기록을 남겼다. 세대를 불문하고 야구팬들에게 전설로 불리는 백 전 감독이 자신의 야구 인생을 담은 자서전 ‘백인천의 노력자애(努力自愛)’를 냈다.

행사 후 만난 백 전 감독에게 왜 자서전을 썼느냐고 송곳 질문을 던졌다. 그는 “내 인생은 늘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하나에 미치면 가능한 일”이라며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철학이라 생각했고, 그걸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치로 본 백인천의 야구인생은 화려하다. 한국 야구선수 최초로 62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에이 플라이어즈(현 니혼햄)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75년 일본 프로야구 타격왕에 올랐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4할 타자가 됐다. 이후 삼성, 롯데, LG 감독을 맡았다. 이승엽 등 쟁쟁한 선수들을 양성했고 1990년 LG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그의 이름을 딴 ‘백인천 BIC 0.412’상이 제정됐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고난의 연속이었다. 일본 진출 후 타격 부진으로 타격 폼까지 바꿨다. 타격왕에 오르는 데 13년이 걸렸다. 97년 삼성 감독을 맡았을 때는 부정 배트 의혹에 시달렸고 결국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그럼에도 백 전 감독은 역경을 딛고 일어섰다. 비결은 ‘중독(中毒)’이었다.

“긍정적인 중독은 좋은 결과를 만들어요. 젊었을 때는 야구에 중독돼 있었고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엔 건강에 중독됐죠.” 

병원에선 반신불수가 된 백 전 감독에게 ‘완치’라는 단어를 꺼내지 못했다. 그는 “지금 상태로 병원에 누워 있을 바에야 퇴원해 스스로 이겨보자는 생각을 했다”며 입원 21일 만에 병원을 나온 이유를 전했다. 남한산성을 찾아 기어서 산을 올랐다. 스스로 운동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은 그는 6개월 뒤 연세대 타격 인스트럭터로 현장에 돌아왔다. 

그는 “결과를 알 수 없는 것에 도전해야 발전할 수 있다. 4할 타자 기록도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각자의 분야에 미쳐 도전하며 발전할 수 있도록 이 책이 지침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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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2015년 05월 12일 기사